흉부외과

자궁암 검사, 정기적으로 검사하세요.^^


내가 환자를 진료하는 데 있어

의학적 지식에 기반한 근거 외에도

환자의 경제상태나 환자가 처한 현실과 같은 사회적인 요소도

판단하는데 있어 중요한 영향을 받는다.

내가 환자에게 검사를 권하고 치료방향을 결정하고 설명을 할때에도

나의 진료가 환자에게 적정한 것인지, 과한 건 아닌지, 모자란 건 아닌지,

그 짧은 순간에도 여러번 생각해본다.

매번 정답이 있을 수 없고, 매번 신경을 써서 신중하게 결정해야하는 일들이다.

물론 모든 검사를 다 한다면 의사입장에서는 고민없이 맘편히 진료를 할수있고

환자들은 진단률이 높아져서 병을 키우지 않게 되고 더 많은 정보들을 얻을 수 있겠지만,

모든 검사를 무턱대고 routine으로 권하기에는 환자가 지불해야하는 의료비용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환자의 경제적인 상황만 고려해서 너무 검사를 권유하지 않게 되면 오진을 하거나 질병을 놓치는 경우가 있어 환자를 위하고자 했지만 결과적으로 도움은 커녕 피해를 입힐 수도 있는 일이다.

그래서 난 무턱대고 검사를 권하지는 않지만,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는 상황이라면 적극적으로 그 다음 단계의 검사를 권한다. 물론 환자들은 돈이 드는 일이라 거부감부터 표현하지만, 설령 돈벌려 그런다는 오해를 받더라도 혹시라도 암을 진단못해 그 사람의 인생을 망치는 것보다 차라리 내가 욕먹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암이라는 건, 발견 못했을때 발생하는 피해가 검사비용을 아끼는 이익보다 훨씬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진료를 볼때 많이 생각하고, 많이 설명하고, 환자들과 많이 대화를 나눈다.

오늘도 33세 젊은 여성에게 자궁암이라는 진단을 내려야만 했다.

7개월전 자궁암 검사에서 약간의 세포변형만 있었을 뿐 암 세포는 발견되지 않았던 분이다.

자궁암 검사는 암세포가 없다고 결과가 나왔어도 6개월에 한번씩 검사하는 게 원칙이다. 왜냐하면 지금 괜찮다고 해서 6개월후에도 정상일거라고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6개월마다 검사해야한다는 건, 6개월후에 문제가 생길수도 있으니 정상이어도 6개월마다는 검사가 필요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자주 검사를 해야 암이 생겼어도 초기에 발견할 수 있어서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조기검진, 조기진단이 암 예후에 큰 영향을 준다.

한달전에 우리병원에서 보낸 자궁암 검사 받을 때가 되었다는 문자메세지를 받았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저번주에 오셨었다.

그날도 오기 싫었고 귀찮았지만 집앞에 있는 병원이라 오다가다 병원앞을 지나다니게 되니 마음이 불편했었나보다. 그래서 맘먹고 검사받으러 왔는데, 자궁암 검사가 자궁암이 의심된다고 나왔고

그래서 다시 조직검사를 했는데, 자궁암 초기인 상피내암(0기암이라고 해서 아직 침윤되지 않은 아주 조기암이다)으로 결과가 나왔다.

당혹해하는 환자에게 자궁암 검사를 규칙적으로 했으니 이렇게 완치가능한 초기암상태에서 발견된거다. 불행중 다행이다. 너무 걱정하지는 말고 간단한 수술로도 완치가 가능한 상태이니 대학병원에 가셔서 치료 잘 받으면 된다고 설명해주었다. 환자도 귀찮아서 내년으로 검사를 미룰까했었었는데 하길 정말 잘했다고 말한다.

질염이나 다른 이유로 온 환자라 하더라도 난 우리 병원에 오는 모든 환자들에 자궁암 검사를 규칙적으로 하고 있는 지 반드시 물어본다. 물어봐서 규칙적으로 하고 있지 않으면 꼭 자궁암 검사를 권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질분비물이 안좋아서 염증치료 받으러 왔는데, 왜 뜬금없이 자궁암 검사를 권하나 싶어 나를 장삿꾼 취급을 할지도 모른다. (실제로도 그렇게 생각하는 환자들도 있다)

나는 누구보다도 남에게 손가락질 받길 싫어하는 사람이지만,

환자들에게 그런 장삿꾼이라는 오해를 받는 한이 있어도 자궁암 검사를 규칙적으로 할 것을 권하는 이유는

자궁암 검사만큼 간단하고 저렴하고 초기진단이 가능한 암검사도 없다는 이유에서이다.

자궁암 검사는 5분도 걸리지 않고, 식사유무와 상관없이, 통증도 전혀없이 큰 돈 들이지 않고 암을 초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검사다.

개업한지 1년이 안되었고, 동네 조그마한 병원이고, 하루 진료보러 오는 환자가 20명을 넘지 않는 한가한 병원이지만,

개원하고 나서 우리병원에서 유방암 환자 2명, 자궁암 환자 3명, 자궁내막암 환자 1명이 진단받았다.

내가 이렇게 암환자들을 놓치지 않고 잘 진단해서 적절한 치료를 받도록 큰 병원을 보내는 것은 큰 보람중에 하나이다.

아침마다 출근하는 길에 성당에 들러 늘 기도하듯이

주님의 은총이 항상 나와 함께 하여

내 판단과 내 말과 내 의료행위가 사람들에 도움이 되길 항상 기원할 뿐이다.


2009/01/28 10:17 2009/01/2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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