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배고파서 돌아가시겠다.


 

굶주림이 이성을 지배하지 않는다면

밤 11시 반에-_-

술도 안 먹으면서-_-

술 먹는 사람 바글거리는 틈새에서-_-

엔간해서는 포장마차 잔치국수를 먹지 않았을 듯.

 

약간 새벽녘이나 차라리 초저녁에 먹는

포장마차 잔치국수가 더 제맛이니까.

 

아무튼 맛있었어요.

내가 원했던 바로 그 맛이었죠.

좀비처럼 "포장마차잔치국수"를 되뇌이며 간 보람이 있더군요.

 

하지만 솔직히 다음에도 또 갈지는 좀 의문이에요.

아무리 바빴다고는 하지만 너무 대우 안해주던걸요.

 

국수 나올 때 김치랑 챙겨주며 잠깐 말 건넬 때

그 전의 나빴던 기분이 일시에 모두 풀리긴 했는데,

그 모처럼 풀린 기분이 떠날 때 다시 조금 상해버렸어요.

 

굳이 침을 뱉지 않더라도,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지요.

 

 

저는 따로 다이어트를 시도해본 적이 없습니다.

게으르다는 이유 외에도

일단 먹는 걸 좋아하기 때문이고,

그러면서 별로 군것질은 안 하기 때문이고,

워낙에 먹는 양이 많았던 고로 그저 양을 줄이는 것 만으로도

살이 꽤 많이 빠졌던 과거가 있기 때문이죠-ㅅ-;;

 

사실 어릴 때랑 성장기에 미친 듯이 먹어서 그렇지;

원래는 버리는 것도 아깝고 설겆이도 힘들어지기에

주어진 건 남김없이 다 먹자 주의일 뿐,

특별히 식탐이 지독한 것도 아니기 땜시롱..

 

그런데 알바 시간상 저녁 먹을 타이밍이 하도 안 맞아서

2.5끼를 먹는다거나, 점심을 늦게 과하게 먹는다거나,

그냥 아침 점심 두끼로 버틴다던가 뭐 기타 등등 기타 등등인데

 

이번주 목요일 금요일은 어쩌다보니 1.5끼를 먹게 되더란 말입니다..

 

오전 8시 반에 아침 먹고,

오후 6시 반에 김밥 한 줄 먹고.

 

....그렇게 했더니 이건 뭐 현기증이 날 지경인데 어쩌라고.

 

그런데 어떻게 하기가 참으로 머시기 한 것이,

수업 받으러 가려면 점심 먹기 전 시간에 이미 출발해야 해요.

1시 반 수업일 땐 11시엔 나와줘야 하고,

12시 수업일 땐 9시 반엔 나와줘야 하고.

(진짜 하루에 이동시간만 6시간.... 토 나온다, 토 나와ㅜㅜ)

 

그리고 알바 가려면 4시 반엔 수업에서 나와야 하는데,

이 때 버스 타고 지하철 타고 6시까지 알바 가려면 텀이 안 나요, 텀이.

 

물론 3시간~4시간 반 듣는 수업 중간에 쉬는 타임도 없고요.

 

그래서 2학기 개강 후 수업 끝나고 알바 가기 전에

도시락 먹고 가다가 매번 지각하기 일쑤;

 

그런데 이번 주 목금요일은 어무이가 도시락 안 싸주시네;ㅅ;

(내가 싼다 폼 잡으면 결국 어무이가 싸주는 게 되버린다는;)

다 큰 딸네미가 도시락도시락 거리며 앵앵거리기도 그래서 그냥 나왔는데;

 

학교 도착하면 이미 배가 고프기 시작=_=;

알바 가는 동안은 배고파 죽을 지경-_-

 

근데 어떡해. 뭘 사 먹을 시간이 없는데;

 

그래서 할 수 없이 지하철 내려 가게까지 가는 길 편의점에서 김밥을 사는데,

(김밥을 사는 건 천 원으로 해결 볼 수 있는 게 그게 제일 무난하기 때문=ㅁ=;;;

다른 데서 푸짐한 척 하는 햄버거니 샌드위치니 사봤자 돈만 많이 들고

그거 만드는 거 기다릴 시간도 없고 결정적으로 배 하나도 안 차.....

편의점 김밥은 들어가서 사서 나오기까지 20~30초면 게임 오버다.)

이것만 먹으면 당연히 양이 안 차지.

 

그래서 알바 중 일단 청소 좀 해놓고 막간을 이용해서 김밥을 먹는데,

중간 중간 열심히 물이랑 비스킷을 먹어가며 어떻게든 배를 채우지만..

 

그걸로 양이 차겠냐고, 이 내가=ㅁ=!!! [버럭버럭]

 

집에 오자마자 자버리기엔 할 일이 태산이라 아니되겠다 아니되겠다 하여,

결국 어제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일단 라면 끓여 치즈 두 장이나 얹어 국물까지 다 먹구,

오늘은 "포장마차잔치국수포장마차잔치국수"를 주문같이 읊으며 강남역까지 걸어가 한 그릇 먹어버렸다.

 

...................밤에 뭐 먹으면 얼굴에 여드름 즉각 나던데-_ㅜ;

 

그치만 내가 배고파서 죽겠다는데 어떡해ㅠㅠ

집 밥도 아닌 거 사먹기엔 돈 아까워서 싫은데 어떡해ㅠㅠ

수업이 오후부터라 등교길이 여유있어진 건 좋은데 도시락 먹을 시간이 없어 그것이 문제로구나;ㅁ;

 

아무튼 김밥 한 줄 갖곤 도저히 안되겠다는 건 뼈저리게 느꼈으니,

다음 주부턴 무슨 방법을 강구해봐야겠다;;;;;

도시락을 먹고 알바 갈게 아니라 알바 가서 도시락을 먹든지,

아니면 식빵이라도 사다가 속에 뭐 발라서 싸갖고 다니든지,

천원에 조금 더 보태서 한솥을 사가지고 가든지

(이건 또 도시락 만드는 거 기다릴 시간이 없어서 안 되겠구나-_-;)

 

이 내가, 이 내가(!!!) 하루 두 끼 갖고 어떻게 사니ㅠㅠ

아... 잔치국수 먹고 왔는데도 배고프다ㅡㅜ

우... 내 두통. 내 다크서클(<-확실히 심해졌다;ㅁ; 어떡하니 나;ㅁ;)

 

아아.. 불고기 먹고 싶다. 물만두 먹고 싶다.

길이 성장은 예저녁에 멈췄으니 이제 폭 성장 뿐인데,

....성장기인가. 안 돼ㅠㅠ

내 허벅지 내 무다리 내 엉덩이 내 배ㅠㅠ


2009/06/30 10:27 2009/06/30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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