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롱부츠 찾아 삼만리


옛날에 옛날에 롱부츠를 좋아하는 류마담이 살았답니다.(뭐 좋아하는게 한두개가 아니지만) 찬바람을 막아 주고, 멋진 종아리 모양을 만들어주는 롱부츠야 말로 궁극의 겨울패션 아이템이라고 늘 주장했지만, 정작 즐겨 신는 부츠라고는 갈색 롱부츠 하나 뿐이었답니다.그래요. 류마담은 가난했고, 그래서 기본 3-40만원은 하는 부츠를 몇 개씩 사서 돌려신기가 힘들었을 뿐이고! 그래서 싼맛에 저렴한 가격대의 부츠를 사봐도 늘 후회뿐이었답니다.이대 앞 수제화가게에서 질렀던 아이보리 부츠는 기장이 어중간 한데다가 지퍼 없는 통부츠여서 신고 벗기가 불편했고, 멋모르던 시절 싼맛에 샀던 갈색 세무부츠는 가죽이 아닌 탓에, 발을 땀으로 발효시키곤 했답니다. 그러다가 만난 것이 바로 나인웨스트의 davonna boots 부츠였어요.

 

 

이 부츠는 여러모로 류마담의 마음에 쏙 들었답니다. 어느 부츠와 비교할 수 없이 날렵한 뒷굽. 둥근 것도 아니고 뾰족한 것도 아닌 앞굽. 발목 부근의 버클장식까지. 게다가 지퍼가 달려있어 신고 벗기 편하고, 통도 넉넉해서 넓디넓은 종아리를 포근하고 날렵하게 감싸주던 착한 심성을 가진 부츠였기 때문입니다. 통가죽이라 발냄새 날일도 없었고, 30% 세일 탓에 가격도 착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흘러 davonna 부츠도 지치기 시작했습니다. 봄, 가을, 겨울 쉬지 않고 일을 한대다가 게으른 류마담의 천성탓에 제때 해줘야 하는 관리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죠. 슬슬 미안해진 류마담은 davonna를 쉬게 해줄 새부츠를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류마담이 원하는 롱부츠상은 아주 명확했습니다. 1. 텍스쳐가 뛰어난 진짜 가죽으로 만들 것 2. 지퍼 부착 3. 앞굽이 무조건 길게 뾰족하거나 둥글게 빠져있지 않고 밑창 튼튼한 것 4. 굽은 8센티 이상, 튼튼한 디자인일 것 5. 발목부근이 날렵하게 빠져있을 것 6.가격은 20만원을 넘지 않을 것

 

그러나 새 부츠를 영입하는 일은 남편감을 고르는 것보다 힘들었어요. 마음에 드는 디자인은 엄두도 못낼 가격대이거나 주로 외쿡사이트에 있는게 그 첫번째 애로사항이요, 환율이 미친듯 올라 구매대행은 엄두도 못내게 된 것이 두번째 애로사항이요, 백화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내셔널 브랜드의 부츠들의 대표디자인은 성이 차지 않는데다가 가격도 30만원 이상에 통도 좁게 나온것이 세번째 애로사항이랄까.

 

그러나 기다리는자에게 복이 있나니, 토요일을 맞아 롯데백화점에 들린 류마담은 9층 행사장에 올라서는 순간 희미한 가죽냄새를 맡고 가슴이 뛰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브라바, 부츠대전이 열리고 있었던 거에요! 나인웨스트 부츠 일괄가 10만9천원이라는 환상적인 가격! 향에서 만난 재색 양가죽 부츠는 편안한 착용감에 홍창 밑창을 사용해 무척 마음에 들었지만. 둥근 앞 코가 워워워. 팔센티라는 어중간한 굽도 마음에 걸려습니다. 구관이 명관이라, 결국 류마담은 나인웨스트의 기본 검은 부츠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흐뭇한 마음에 핸드폰을 들이밀고 이렇게 사진을 찍었답니다. 찍고보니 참으로 튼실한 자태.찰칵.

 

 



2009/07/05 10:16 2009/07/0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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