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부외과

그 이유



 

1.

도시에 살다보면, 땀 흘리는 일을 잊어버린다. 곳곳에 시원한 곳이 많기 때문에 조금만 피해도 에어콘 바람을 쐴 수 있다. 출장을 다니다 보면, 흔적을 남겨야 하기 때문에 사진 찍느라 일을 못한다. 일을 좋아하는데 못하는 것처럼 비춰지긴 하지만, 농촌에서 땀을 흘리다보면 아무런 생각이 없어진다. 가령, 밭에서 쭈그리고 "김매기 명상"은 최고. 쪼그리고 하는 일은 남자들은 신체적인 문제땜에 어렵다고 하여 대부분 여성들 일인데, 꺽여진 70세가 되고 난 뒤 뱃살 땜에 그것도 고통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2.

고기를 끊었다. 한달 하고 2주.

채식주의자를 별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채식주의자가 되고픈 생각도 없었다. 내 주변에 몇몇이 있긴 하지만, 생태적 관점에서 고기를 끊은 사람들이 있는데, 내 아는 후배는 갯가의 비린내조차 싫어한다. 우리집에 놀러왔을 때 대접할 반찬이 없어 대접하는 나에겐 고민이었다. 계란을 먹는 걸 알아서 계란찜을 했는데, 새우젖이 있을 줄이야, 후배는 그것도 먹기 참 힘들어했다.

그 후배는 고기 먹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통닭의 튀김 냄새는 가끔 고기를 땡기게 한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환경스페셜 2부작, 동물들의 사육현장을 보고 고기(육식-육지의 동물만)를 거부하기로 했다. 내 몸의 건강은 두번 째 이유다. 첫번 째 이유는 동물을 학대하는 인간들의 모습을보고 내 스스로 반성을 했고, 거기에 따른 죄의식. 그게 이유이다.

오늘 술자리에서 뼈없는 통닭이 나왔는데 정말 무의식적으로 포크가 저절로 갔다. 와, 정말 내 본능은 익숙한 고기의 맛을 버리지 못했나 보다.

 

 

 


2009/03/13 10:18 2009/03/1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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