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하는 현대의 멈춰진 시계 - 부안군 부안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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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읍
전라북도 > 부안군 기간 2008.9.21 ~ 2008.9.21 (1일) 컨셉 사진에 담는 출사여행 경로 김제터미널 → 부안터미널
부안군은 전라북도에서 무주, 남원과 더불어 관광으로 크게 유명세를 떨치는 곳이다.
산과 바다가 어우러져 절경을 이루는 변산반도,
우리나라 최대의 간척지이자 곡창지대인 계화도간척지를 끼고 있다.
1970년대 이농 현상으로 인해 인구 이탈이 그 어느 지역보다 심했지만,
서해안고속도로의 개통으로 인한 교통 편의 향상,
수많은 관광자원을 간직한 고장이기에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
실제로 부안군의 중심지인 부안읍내도 생각보다는 꽤 큰 편이다.
읍 인구가 2만명을 조금 넘을 뿐이지만 정비가 무척 잘 되어있어,
얼핏 보면 김제시내보다 더 규모가 크게 느껴지기도 할 정도다.
터미널 앞 로터리 너머로 펼쳐지는 반듯한 건물들은 시내의 분위기를 형성한다.
하지만 그런 깔끔한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터미널은 너무나 낡고 허름하다.
새로운 시가지가 정비되기 훨씬 이전에 세워진 곳이기에 시설 노후화 문제가 심하게 대두되고 있다.
깔끔하고 반듯한 읍내에 반해 낡고 허름한 터미널이 대비되는 모습이 다소 안타깝다.
서해안이 뚫리기 전만 해도 이렇다할 교통망이 확충되지 못했었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읍내가 무척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면적이 넓은 것은 아니지만 크고 높은 건물들이 도로를 따라 쭉 나 있고,
그 옆으로 구시가지 입구와 부안군내버스 정류장이 나타난다.
군 단위 지역치고는 의외의 모습을 하고 있어 굉장히 놀랍게 느껴지는데,
시내 중심지까지 일제시대 단층건물이 곳곳에 남아있는 이웃 김제보다도 더 커보일 정도다.
노란색 박스를 연상시키는 네모 반듯한 건물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가게들.
읍내가 시내처럼 느껴질 정도로 인구에 비해 규모가 큰 반면,
버스터미널은 오히려 인구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작다고 생각될 정도다.
새롭게 정비된 신시가지와 기존에 있었던 구시가지의 중간에 있어 모두 도보로 연계가 가능하고,
모든 군내버스가 지나치고 시외버스, 고속버스가 밀집하는 교통 중심지이다.
사실 부안읍내도 신시가지 정비를 제외하면 예전보다 오히려 규모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이미 터미널이 새롭게 지어질 당시부터 이 지역은 교통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었을 것이다.
마치 미래의 시대에서 세월의 시간이 멈춰진 과거를 보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마지막으로 내부를 단장한 것이 10년도 더 넘어보일 정도로,
부안터미널의 내부는 곳곳에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도색은 쩍쩍 갈라지고 사람의 손길이 안 닿는 곳엔 거미줄까지...
세월이 오래 흐른 만큼 사람의 손길이 많이 닿았을테고,
그 때문인지 이런저런 사람들의 내음이 곳곳에 배어 있다.
낡고 허름하지만 친숙함이 느껴지는 익숙한 모습이다.
단 두 명이서 운영하기 때문에 규모가 무척 작은데,
시간표가 마치 매표소를 잡아먹을 듯 웅장하게 달려 있다.
다만 부안은 전주 못지않게 익산행 버스의 비중도 큰 편이다.
서해안고속도로가 뚫리기 전만 해도 외부로 나가기 위해선 김제, 태인의 호남고속도로를 이용해야만 했던 부안.
그렇기 때문에 예전만 해도 전주, 익산까지 가서 버스와 철도를 이용하는 비중이 무척 컸었다.
지금도 그 영향이 어느 정도 남아있어 시간당 3대꼴로 전주행이 다니고,
역시 시간당 2~3대꼴로 익산행이 운행하고 있다.
이 곳의 특징은 전주, 익산, 군산 3대 도시로 연결되는 거의 모든 버스들이 김제를 경유한다는 것이다.
부안이 외향적 입지는 좋지만 내향적 입지는 그리 좋지 않아,
북부 지역으로 가기 위해선 반드시 김제를 경유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부안-김제간 연계가 굉장히 발달하는 어부지리를 얻기도 하였다.
전북 서부권(전주, 익산, 군산, 정읍, 김제, 부안, 고창, 완주)의 모든 지역과 골고루 연계가 발달하였다.
하지만 그 덕분일까, 그 외의 타 지역과의 연계는 무척 취약한 형편이다.
김제처럼 익산, 정읍에서 열차를 이용하거나 전주에서 버스환승하는 수요가 꽤 있는 것 같다.
그 중 강남행을 제외한 나머지 버스들은 전부 시외버스 노선이다.
강남행의 경우는 굉장히 배차간격이 좋아 50분 간격으로 매우 자주 운행되는 편이다.
하지만 나머지 노선들의 배차간격이 다소 긴 편이고,
연결노선도 취약하여 타지역으로 용이하게 이동하기가 쉽지 않다.
단거리를 이동하는 시외버스는 국도만을 경유하기 때문에 요금 부담이 엄청나다.
더욱이 전주, 익산, 정읍은 1시간 이내로 이동이 가능한 거리임에도 상당한 요금을 감수해야 한다.
그나마 고속도로를 경유하는 대전과 광주는 거리에 비하면 요금이 다소 양호한 편이다.
강남-동서울 12,900원, 인천 14,300원, 성남 14,300원, 안산 13,100원.
이들 중 가장 거리가 먼 곳이 강남과 동서울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서울행 노선의 요금이 가장 저렴하다.
뭐 어딜 가나 서울행이 저렴하고 수도권행이 비싼 것은 마찬가지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매표소와 대합실의 높이 차가 조금 있는 편이다.
큼직하게 걸린 부안반도 지도 앞으로 펼쳐진 수많은 나무의자 사이로,
사람들이 모여 이런저런 덕담을 정겹게 나누고 있다.
시내버스 차량으로 운행하는 전북고속 시외버스와,
수도권으로 연결되는 KD, 금남고속 시외버스 몇몇이 눈에 띈다.
마치 일제시대 슬레이트 지붕을 그대로 옮겨온 것 같은 느낌이다.
호남평야의 시골에서는 무척 자주 보이는 지붕이기에 더욱더 정겨운 느낌이 든다.
그리고 버스가 들어와야 할 곳에는 이끼만 잔뜩 끼어있다.
마치 버스가 들어온 지 한참이 지나 폐허처럼 버려진 묘한 느낌을 준다.
철도교통이 없어 대중교통을 버스에만 의존해야 하는데도,
이렇게까지 정비를 안 하고 옛 것을 그대로 보존하는 이유는 무엇에서일까...
터미널 자체는 30년 전의 시간이 그대로 멈춰진 현대 속 과거의 느낌이다.
나날이 삭막하고 피폐해져만 가는 현대의 일상을 풀어주기 위해서였을까.
마치 옛날의 정겨웠던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여 일부러 남겨둔 듯하다.
발전해가는 현대 속에 남겨진 멈춰진 시계.
그래서 더욱 광채가 나는 소중하고 값진 시계.
바로 부안터미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