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투어 둘째날 - 잠수함 관광
제주도 투어 둘째날의 시작은 헤어짐에서 시작이 되었다. 나는 학회 발표 때문에 근처의 '라마다 프라자 호텔'로 가고 식구들은 남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호텔 수영장으로 갔다. 발표는 심포지움 형식으로 열렸고, 6명의 연사 가운데 내가 제일 마지막이었다. 앞선 발표자들께서 모두들 10분씩은 더 열띤 발표를 하시는 바람에 내 발표는 50분이나 지연이 되었고, 그다지 크지 않은 수영장 (딸랑 레인 3개)에서 지루한 수영을 즐기던 가족들은 기다리다 못해 결국 택시를 타고 발표장까지 왔다. 무사히(?) 발표를 마치고 내용에 대해 다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은 벌써 점심시간을 지났다. 점심 메뉴는 어제 저녁 식사 장소 물색 중에 발견한 KAL 호텔 맞은 편의 칼국수 집이었다. 은혜식당 바로 옆이다. 5천원짜리 칼국수와 왕만두가 일품인 칼국수 전문점으로 점심식사로는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곳이었다.
둘째날의 일정은 학회로 인해 딱히 잡을 것이 없었다. 제주도까지 왔으니 서귀포의 바다 구경도 해야 겠기에 호텔도 제주 KAL 하루, 서귀포 KAL 하루 나누었다. 또 서귀포에는 집사람의 친한 친구가 있어 겸사 겸사 들르지 않을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우선 제주를 떠나 서귀포로 향했다. 아무 생각없이 출발했지만 네비게이션에는 1시간이 정도 걸리는 거리였다. 서귀포 KAL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는 다시 가족은 헤어짐을 반복한다. 아이들은 제주에 오기 전부터 희망 코스 중 하나를 '잠수함 관광'으로 정해둔 터였다. 집사람이 알아 본 결과 어른들은 그다지 볼 게 없다는 데 승선료는 4만원에 가까우니 온가족이 다 타기에는 무리라는 생각 아래 집사람은 친구를 만나러 가고, 삼부자는 잠수함 관광을 떠났다.
그럭저럭 시간은 흘러 잠수함 터미널에 도탁했을 때는 4시 20분이었고, 마침 4시 40분에 출발하는 마지막 잠수함을 탈 수 있었다. 어른 1명 어린이 2명의 총 금액이 106,000원이었다. 입이 딱 벌어지는 가격이다. 이걸 어떻게 본전을 뽑나? 싶은 생각 뿐이다. 그래도 터미널 가득 모인 관광객들은 모두 기대에 가득찬 얼굴들이다. 주형이도 들뜬 기분 탓인지 가만히 앉아 있지도 못하고, 규형이는 조금 긴장한 것 같아도 보인다. 드디어 4시 40분이 되어 지체없이 잠수함 관광이 시작되었다. 터미널에서 바로 잠수함을 타는 것은 아니었고, 선착장으로 이동한 뒤 잠수함이 기다리는 바다까지 배로 이동해야 했다. 배에서는 다시 바지선으로 옮겨 타고 마지막으로 바지선에서 잠수함으로 옮겨 타는 것이었다. 여기에 동원된 관련 인원만 9명 가까이 된다니 가격이 비싼 것도 이해가 된다.
먼저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잠수함 기지 역할을 하는 바지선으로 이동한다. 서귀포항이 보이고, 제방사(요즘은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내가 군생활 할 때는 제주방어전대사령부인가 해서 제방사라고 불렀는데) 소속의 기러기급 함정도 보인다. 파도가 좀 있는 날씨 탓에 배가 많이 요동치는 데 이는 바도와 넓은 바가가 가슴을 시원하게 열어 주는 듯 했다.
(웃고 있는 것 같아도 출렁거리는 배 탓에 긴장한 모습이 역력하다 ㅋㅋ 둘이 손 꼭 잡고 있는 거 봐라~ 현제는 용감해라~)
배는 어느 새 바지선에 도착해서 정박을 하고 선장님의 지시하에 안전하게 바지선으로 옮겨 탔다. 그곳에는 방금 관광을 마치고 올라온 우리 앞 팀의 관광객들이 잠수함에서 내려 우리가 타고 온 배로 옳겨 탔다. 바지선에서는 잠수함 관광 팀에서 두 장의 사진을 찍어 줬는데, 나중에 한 장은 잠수함 승선권이라는 이름으로 기념품으로 제공이 되었고, 다른 한장은 옵션으로 4,000원 8,000원에 판매가 되었다.
잠수함은 생각보다 널찍한 구조로 되어 있었다. 선장님의 설명에 따르면 한 대 60억짜리라고 한다. 잠수함은 근처 '문섬'의 주위를 돌게 되어 있었다. 또 잠수함과 함께 스쿠버 다이버 한 분이 동행을 하는데 잠수함 근처에서 물고기르 몰고 다니면서 관광의 재미를 더 해주고 있었다. 잠수함은 10m, 20m 그리고 40m를 나려가면서 각 수심에 맞는 볼거리를 제공했는데 마지막 40m에서는 지난 태풍 매미 때 침몰한 어선이 보였다. 태풍에 좌초된 어선이 이젠 관광 코스가 되어 버린 것이다. 제주도 잠수함 하면 타는 곳이 한 곳인 줄 알기 쉬운데 언듯 보기에 3곳이 더 되는 것 같고, 각 각 다른 볼거리를 가진 듯한데, 서귀포 잠수함은 난파선으로 이름값을 하고 있는 듯하다.
(잠수함 내부에서 카메라로 잠수하는 장면을 볼 수 있는데, 다이버 아저씨가 잠수함 위에 서 있는 게 보인다)
(중국 관광객 누나가 찍어 준 가족사진)
(10m 정도 깊이에서 보이는 물고기들)
(20m 정도에서 볼 수 있는 산호와 물고기 떼)
아쉬운 잠수함 관광을 마치고 기념품 사진까지 챙기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본전은 충분히 건졌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여름 방학의 소중한 경험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좋은 아빠 노릇하기 정말 힘들다 ㅋ)
잠수함 보다도 나와서 보니 주위 경관이 더 아름답고 시원한 바다의 모습이 제대로 연출되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