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925 장애등급 재판정
어김없이 시간은 흘러 석달에 한번씩 있는 세브란스 정기검진일이 어제였다.
재활치료라는 것은 아이가 병리적인 어떤 증상에 시달리는 것이 아니어서 재활병원의 정기검진이 무슨 필요인가 하는 생각으로 아예 정기검진을 하지 않는 부모들도 주변에서 본 적이 있다.
주언군 같은 경우는 재활치료를 시작한지 이제 1년 반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작년까지만 해도 병명을 규명하기 위한 검사를 여러차례 반복적으로 시행하였지만
검사없이 물리치료만을 진행한 것은 아직 1년이 채 안 된데다
성장과정에서 변화가 많은 두돌 전 시기지라 아직은 정기검진을 통해 의사와 의견을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날짜를 놓치지 않고 꼬박꼬박 의사를 만나고 있다.
어제는 주언군의 상태에 대한 얘기를 나눈 후 장애등급의 재판정을 요청하였다.
주언군이 장애등급을 받은 것은 올해 2월로, 이제 7개월 남짓 되었다.
보통의 경우는 2년마다 재판정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주언군의 상태는 보행이 불가능한 상태로 누가 보아도 1급으로 판정받을 수 있는 상태인데
지난 2월에 2급을 받은 바 있다.
그런데 1급인 경우 방문도우미 서비스를 복지혜택으로 받을 수 있어서 1급으로 재판정을 받는다면
임신후기부터 출산 이후 주언군에게 소홀해 질 수 있는 부분을 방문도우미(활동보조인)를 통해 해결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동사무소와 병원에 확인해본 결과 꼭 2년이 아니더라도 재판정받을 수 있다는 확인을 받았다.
해서 장애등급에 대한 재진단서를 받았고, 결과는 물론 1급이었다.
진단명은 '영아저긴장증후군(floppy infant syndrome, 嬰兒低緊張症候群), 저긴장성뇌성마비'였고,
진단소견은 다음과 같았다. '본 환자는 상기 병명으로 현재 기기와 서기 및 보행이 불가능한 상태로 양하지의 심한 저긴장증이 있음'
처음으로 주언군의 상태에 대한 그럴듯한(?) 진단명을 받은 셈이다.
백과사전을 찾아보니 영아저긴장증후군에 대한 원인은 선천적인 것부터 중추신경계에 손상이나 진행성 근육병 등 다양했다. 주언군의 경우, 세균성뇌수막염에 대한 후유증으로 본다면 중추신경계 손상으로 보는 것이 맞을 테지만 아직은 뇌의 손상으로 보이는 명백한 근거가 검사상으로 나와있지 않으니 여전히 원인은 오리무중이다.
치료방법은 별다른 것 없이 그저 재활치료라고 하니 새로운 진단명을 받았다고 하여 우리의 생활이나 앞으로의 치료계획에 변화는 없겠다.
진단서를 받아들고 가슴이 아팠던 것은 등급에 관한 것이 아니라 재판정시기에 관한 것이었다.
재판정시기를 2년이 아니라 5년으로 명시하였는데, 결국 의사가 보기에 5년 안에 보행할 가능성은 딱히 없는 것으로 보기 때문이 아닐까 하기 때문이다.
5년 후라면 주언군이 학교에 입학할 시기인데, 어제 김태윤교수도 치료시간에 같은 의견을 피력하였기에 더욱 속상하다.
남편은 의사들 의견은 믿을 수 없다며 우리 아이는 그 전에 뚜벅뚜벅 걸을 것이라고 강하게 부정하였지만 안타까운 심정이야 남편마음이나 내 마음이나 같은 것을 말한들 뭐하겠는가.
